추모의 광장

아이야,
너는 어디에…

아이야
여섯살이잖니
두 손으로 셈하기에도
네 개나 남은 나이인데
엄마와 3더하기 3은 6
아직 일곱 여덟
셈하는 놀이도 끝나지 않았는데
하룻밤만 잔다더니
여직 그 곳에서 놀고 있니

호숫물이 맑아
바닥에 뒹구는 조약돌이
말갛게 보이듯
네 눈동자도 그리 맑았지

너의 향긋한 냄새는
너의 침대 베갯닛에도
너의 꼬꼬마 인형의 때묻은 뺨에도
그리고 지난 번 소풍에 찍었던
사진속의 네 미소에도
남아 있는데
너의 보송보송한 얼굴과
너의 고운 음성은
어디에 두었니
왜 그리 꼭꼭 숨었니

아이야!
네가 좋아하던 하늘나라에 누가 있더냐
너의 고사리 같은 손을 잡아주는 이 엄마 말고 누가 있더냐
너를 반겨 안아 주는 이 할머니더냐, 할아버지더냐
그래 아이야
엄마 없다 울지 말고
우리 다시 만날 때까지
그 분 손 놓지 말고 꼭 잡고 있으렴

장난기 많아
잠시도 가만 못 있는 아이야
두고 온 세상 궁금하여
무릎 꿇고 내려다 보겠지
너희들 맑은 눈으로
이 세상 구석구석 보다가
무심한 어른들
욕심많은 어른들
심술궃은 어른들이
만들어 둔 웅덩이가 있거든
아이야, 너희들이 천사되어
꿈속에서 일깨워 주려마
다시는 다시는 이런 슬픔이 없도록 말이다

아이야,
천사의 날개짓을 하고
오늘밤
또 내일밤
잠 못들어 뒤척이는 엄마 곁에
향긋한 너의 향기 뿌리며
오지 않겠니
내 그 때라도
너의 보들보들한 뺨에 내 얼굴을 비비고
너의 은행잎 같은 손을
내 눈에 대어
흐르는 눈물을 막아보련만
그렇게나마
너와 함께 할 수 있다면
이 내 질긴 목숨
그래도 어이어이 이어 보련만

아이야
오늘도 이 엄마는
너를 안았던 가슴이 너무 허전해
너를 부르며 피를 토한다
보고 싶은 내 아이야
귀여운 우리 아기야

2000년 6월 30일 시인 박 경 란

*1999년 화성 씨랜드 청소년 수련원 화재 사건으로 희생된 어린이들을 기리는 박경란 시인의 『아이야 너는 어디에』 추모시입니다.
안전불감증으로 다시는 소중한 우리 어린이들에게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며 어린이가 안전한 세상 만들기에 송파안전체험교육관이 앞장서겠습니다.
박경란 시인님은 씨랜드 유가족과는 전혀 무관함을 알려 드립니다.

추모비는 본 교육관 실외교육장에 설치되어 관리중입니다.
방문을 원하시는 분은 전화문의 바랍니다.
02-406-5869